해외 건설사를 위한 실무형 진출 가이드
이스라엘은 중동이라는 복잡한 지리·정치적 여건 속에서도 꾸준한 경제 성장과 인구 증가를 이어가며, 주택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나라입니다. 이와 함께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은 만성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해외 건설사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이스라엘의 주택 건설 시장의 특징과 구조, 정책 및 주요 수급 동향을 정리해보고, 한국을 비롯한 해외 건설사의 진출 가능성과 전략을 제시해보겠습니다.
이스라엘 주택 건설 시장, 왜 주목해야 할까?
이스라엘은 국토 면적은 작지만, 연평균 2%에 이르는 높은 인구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가구 수도 빠르게 증가하는 국가입니다. 또한, 기후 조건이 척박한 남부를 피해 중부와 북부 중심의 제한된 공간에 인구가 밀집해 있다보니 도시화도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국가입니다. 특히 유대인의 귀환 이민, 초혼 연령 하락, 종교 공동체의 고출산 구조, 노령인구 증가로 인한 실버타운 수요 증가 등은 장기적으로 주택 수요를 꾸준히 자극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토지 소유 제도와 인허가 절차의 복잡성, 노동력 확보 문제 등으로 인해 신규 주택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주택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외 기업들에게 건설 및 주택공급 사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배경이 됩니다.
민간 vs 공공: 주택 공급의 주체는?
이스라엘 주택 공급은 민간이 압도적입니다. 전체 주택의 약 98%는 민간 디벨로퍼에 의해 건설되며, 공공부문은 2% 미만입니다 (2021년 기준). 이처럼 시장 지배적인 민간 주도의 공급 구조 속에서 다음과 같은 주요 기업들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 Azorim: 고급 주택단지 개발 중심
- Shikun & Binui: 인프라와 주택을 복합한 프로젝트 강점
- Africa Israel Residences: 중산층 대상 도심 재개발
- Electra Real Estate: 투자형 주택 및 글로벌 연계 프로젝트
공공주택의 경우, Amidar라는 국영 기업이 운영을 맡고 있으며, 저소득층, 노인, 장애인, 이민자 대상 장기임대 주택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적인 공급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 취약계층의 수요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택 건설, 어떻게 이뤄지나? 인허가 구조와 절차
이스라엘에서 주택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행정 및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일반적인 건설 과정은 다음과 같이 구성됩니다:
- 토지 확보: 이스라엘 토지청(Israel Land Authority)을 통해 토지를 분양 받습니다. 국토의 대부분이 국유지이며, 사유화가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도록 막혀 있기 때문에 대부분 토지청으로부터 분양을 받습니다.
- 개발계획 수립: 지역 도시계획위원회 승인 필요
- 착공 허가: 건축위원회 심사를 통해 승인
- 입찰 참여: 공공 사업은 Mandatory Tenders Law에 따라 입찰
- 공사 진행: 정부 감독 하에 시공 진행
- 준공 승인: 안전 및 품질 검사를 거쳐 사용 승인
이 모든 과정은 일정이 지연되기 쉬운 구조이며, 이에 따라 완공률이 낮아지는 해도 존재합니다.
주택 수요는 어디서 오는가?
이스라엘은 2024년 기준 인구 1,000만 명을 넘어선 국가로, 선진국 수준의 소득 구조와 함께 고출산율, 이민 증가 등의 요인이 맞물려 주택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2048년까지 인구가 1,500만 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최소 300만 호 이상의 신규 주택이 필요하다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금리 인상과 전쟁 등 안보 불안정 요인으로 인해 구매 여력은 일시적으로 약화된 상태입니다. 모기지 금리는 2021년까지는 2%대였으나, 2022~2023년에는 5% 내외로 상승했으며, 이러한 고금리 기조는 구매 수요 위축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핵심 수치로 본 수요 구조:
- 자가소유율: 2013년 75.2% → 2022년 62.7% (약 12.5%p 하락)
- 임대 비중: 2022년 기준 32.4%, 이 중 민간 임대가 81%, 공공임대는 약 7% 내외
- 가구당 주택 수: 1.02~1.03 수준 (2023년 기준)
- 신규 분양 중 정부보조 대상: 2022년 기준 약 21%
- 모기지 시장: 총 대출 규모 약 4700억 ILS, GDP 대비 35% 수준 (2023년 기준)
이처럼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압박이 구매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구 증가와 가구 수 확대, 젊은층의 주거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주택 수요의 안정적 기반이 견고하다고 평가됩니다.
공급은 어떤 상황인가?
최근 몇 년간 이스라엘의 주택 공급은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지만, 수요를 충족시키기엔 여전히 부족한 실정입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신규 주택 착공 건수는 약 62,000호에 달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준공되어 시장에 공급되는 주택 수는 연간 약 38,000호에 불과하며, 이는 전체 착공 건수의 약 62% 수준입니다. 연도별 완공률을 보면 2019~2021년은 각각 62.1%, 62.1%, 61.7%였으며, 2022년에는 64.5%로 소폭 상승했다가 2023년에는 다시 62.1%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이러한 낮은 완공률의 배경에는 여러 구조적 병목이 존재합니다. 우선, 인허가 지연 문제가 가장 크게 지적됩니다. 도시 지역의 경우 착공 허가를 받기까지 평균 18~24개월, 일부 지역은 36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사례도 존재합니다. 등록된 시공업체는 약 2,400여 개에 이르지만 대부분이 중소 규모로, 대형 프로젝트를 소화할 역량은 제한적입니다.
건축 자재 및 인건비의 상승도 공급 병목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2023년 기준 강관, 시멘트 등 주요 자재 가격은 전년 대비 12% 이상 상승하였으며, 해외 건설 인력의 인건비 역시 15% 이상 증가하였습니다. 특히 2023년 10월 이후 가자지구 전쟁 발발로 인해 주요 건설 노동력이었던 팔레스타인 인력의 출입이 통제되면서 착공 후 현장 진행에도 큰 차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전체 가구당 주택 수는 약 1.02~1.03호 수준이며, 주택 보급률은 약 102%로 표면적으로는 공급 초과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는 지역 간, 계층 간 불균형을 반영하지 못한 수치로, 수도권 및 특정 계층에서는 여전히 주택 부족이 심각한 상태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공급 병목을 해소하기 위해 인허가 간소화, 디지털 허가 시스템 도입, 민관 협력 확대, 외국 건설사 참여 장려 등 다양한 대응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건설 현장의 특징은?
이스라엘 건설시장은 외국인 노동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이 전체 건설 노동력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으나, 2023년 10월 이후 가자지구 전쟁 등의 영향으로 해당 인력 수급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기존에 중국과 체결한 건설 인력 파견 협약 등을 바탕으로 외국인 노동자 쿼터를 확대하고 있으며, 공공 프로젝트의 외국 기업 참여를 위한 Foreign Contractor Pool 제도를 확대하는 등 다각도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노동력이 외부에 크게 의존하다 보니 숙련도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으며, 새로운 공법 도입에 필요한 인력 훈련 체계도 취약한 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까지도 이스라엘은 철근콘크리트 위주의 전통적인 현장 시공 방식에 많이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프리캐스트, 모듈러 공법 등의 첨단 시공 기술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 혁신과 더불어 환경 규제도 강화되고 있으며, 환경 기준을 반영한 그린빌딩 인증제도도 시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2030년부터는 모든 건축물에 대해 그린빌딩 인증 취득이 의무화되며, 소규모 건축물에 대해서는 제로에너지 기준이 의무화될 예정입니다. 이는 에너지 자립 건축물에 대한 국가적 로드맵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해외 건설사가 진출하려면?
이스라엘의 공공 프로젝트에 참여하고자 하는 외국 기업은 반드시 Foreign Contractor Pool에 등록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해당 Pool에 등록된 기업만이 공공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 등록 절차에는 기업의 기술력, 재무 건전성, 과거 실적 등의 평가가 포함되며, 등록 이후 5년 동안 유효하고, 이후 3년 연장이 가능합니다.
정부는 입찰 공고를 수시로 정부 웹사이트(Gov.il)에 게시하며, 사업 유형과 조건에 따라 요구 요건이 다르게 제시됩니다. 또한, 일부 프로젝트는 규정에 따라 예외적으로 현지 법인 설립 없이도 입찰이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한편, 민간 프로젝트에 진출하려는 외국 기업은 이스라엘 현지 디벨로퍼와의 합작 투자(JV) 또는 설계·시공 일괄(EPC) 계약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특히 중장비, BIM, 프리캐스트 시공 등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은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리스크 요인은 무엇일까?
이스라엘 주택 건설 시장은 매력적인 기회와 동시에 여러 리스크 요인을 함께 안고 있습니다.
정치·안보 불확실성
이스라엘은 하마스 및 헤즈볼라 등과의 무력 충돌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입니다. 2023년 10월 가자지구에서 발발한 전쟁은 건설 프로젝트의 현장 안전, 인력 확보, 자재 수급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향후에도 안보 상황은 기업 활동에 불확실성을 제공하는 주요 요소입니다.
계약·법률 문화 차이
이스라엘은 서구식 법률 시스템을 따르지만, 계약 관행과 분쟁 해결 문화는 다소 상이합니다. 분쟁 시에는 중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며, 계약 문서의 세부 조항 해석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따라서 현지 법률 전문가와의 협업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이스라엘은 다종교·다인종 사회로서 유대인, 아랍계 이스라엘인, 드루즈, 초정통파 등 다양한 종교적·문화적 배경의 인력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복잡한 노무 구조와 정교한 차별 방지법 체계, 그리고 각 공동체 특유의 노동 시간 및 종교적 제약을 고려한 인사 관리가 요구됩니다. 이스라엘의 노무 규정은 자주 변경되며 매우 복잡하여 노무사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실제로 과거 이스라엘에 진출했던 일부 한국 건설 및 중장비 업체는 현지 인력의 조직적 관리, 문화적 충돌 대응, 계약 해석 분쟁 등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노동력 확보 및 관리의 어려움
앞서 언급했듯, 이스라엘 건설시장은 외국인 노동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특히 전통적으로 팔레스타인 노동자가 전체 건설 인력의 상당수를 차지해왔지만, 최근 안보 상황 악화로 인한 출입 제한 등으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구조는 단순한 인력 수급의 문제를 넘어 숙련도 확보의 한계, 작업 효율성 저하 등으로 이어지며, 해외 건설사에게는 중요한 도전 과제로 작용합니다.
이에 대응하여 이스라엘 정부는 공공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록 외국 시공사(Foreign Contractor Pool)에게 최대 100명 수준의 외국인 노동자 비자 발급을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진출 기업이 실제 현장 인력을 일정 수준까지 직접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입니다.
더불어 이스라엘의 노동 관련 법령은 상당히 복잡하고 자주 개정됩니다. 유대인, 아랍계 이스라엘인, 초정통파 유대인(하레디), 드루즈 등 다양한 종교·민족 공동체가 공존하는 사회 특성상, 노동계약 체결 시 개인의 종교적 신념이나 문화적 배경에 따른 휴일, 근무 형태 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며, 법적으로도 유급휴일 제공이나 종교적 차별 금지 조항이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종교의 절기나 명절이 국가 공휴일이 아니더라도, 해당 종교 소속 근로자에게는 유급 휴가로 보장해야 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이처럼 복잡한 노무 구조와 법·제도 환경은 한국 기업에도 현실적인 진입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 이스라엘에 진출했던 국내 건설사 및 중장비 공급업체들은 현지 인력의 조직적 관리, 문화적 차이에 따른 커뮤니케이션 충돌, 노동법 해석에 따른 분쟁 등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평가를 남긴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스라엘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이라면 반드시 현지 법률 전문가 및 노무사와 협력하여, 계약서 작성 단계부터 인사·노무·문화 요소까지 반영한 종합적인 대응 전략을 준비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자재 공급 및 물류 리스크
2023년 이후 홍해를 경유하는 해상 물류 노선에 대한 안보 리스크가 커지면서, 이스라엘 항만을 통한 자재 수입에 큰 차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멘트, 철강재, 타일 등 주요 건설 자재의 가격은 2023년 기준으로 10~15%가량 상승했고, 물류비와 운송 기간 역시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공급망 불안정은 공공 및 민간 프로젝트 모두에 있어 일정 지연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전시 상황에서 민간 기업들의 물류 리스크 완화를 위한 제도적 수단으로 국가 보증 화물 보험 제도(State-backed Cargo Insurance)를 운용하고 있으며, 고위험 지역을 경유하는 수입 화물에 대해 일정 범위 내 보험료 보조 또는 직접 보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안보 불안으로 인한 해상운송 지연이나 적재물 손실 등을 일정 수준까지 커버함으로써, 자재 수급 불확실성을 일부 완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나 자재 공급 안정화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건설사들은 자재 조달 전략을 다변화하거나 현지에서의 재고 확보 전략, 혹은 유럽·지중해 인접국을 통한 우회 수입 경로 마련 등의 대응이 요구됩니다.
이처럼 이스라엘의 건설 시장은 외형적 성장과는 별개로 복합적인 리스크 구조를 갖추고 있어, 진출 전 충분한 사전 조사와 전략 수립이 요구됩니다.
마무리하며
이스라엘 주택 건설 시장은 구조적인 주택 부족, 인구 및 가구 수 증가, 환경 규제 강화 등의 요인이 맞물려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으로는 외국인 노동력 의존, 자재 공급 불안정, 복잡한 인허가 체계 등 여러 도전적 요소도 존재하지만,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동시에 해외 건설사에게 새로운 역할과 기회를 제공하는 여지이기도 합니다.
한국 건설사들은 시공 품질, 안전 관리, 환경 친화적 설계 및 모듈러·BIM 기반 기술 등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이스라엘의 시장 수요와 잘 맞는 영역이 많습니다. 특히 고밀도 도시 재개발, 친환경 건축, 중장비 활용 효율화, 그리고 복합개발 사업 분야는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다만, 중소기업의 경우 진입장벽이 높고, 현지 제도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인 만큼 현지 디벨로퍼와의 파트너십 또는 정부 프로젝트에서의 전략적 진출 방식이 요구됩니다. 또한, 복잡한 노무 제도와 법률 환경, 다양한 종교·민족 간 차이를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결국 이스라엘 시장은 ‘도전과 기회’가 동시에 존재하는 시장입니다. 철저한 시장 조사와 현지 협력체계 구축, 명확한 법률적·문화적 대응 전략을 기반으로 접근한다면, 이스라엘은 한국 건설사에게 새로운 성장의 거점이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