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세계에서 보기 드문 인구 구조와 사회 시스템을 가진 나라입니다. 지정학적으로 중동에 위치하며, 면적은 작지만 그 안에서 전개되는 인구의 다양성과 역동성은 매우 크고 복잡합니다. 이 글에서는 2023년 기준 이스라엘 인구 구성과 그 사회적·정치적 함의를 분석하고, 향후 정책 설계에 참고할 수 있는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복잡하고 다층적인 사회: 인구 구성이 말해주는 이스라엘
이스라엘은 지리적으로 작고 인구 밀도가 높은 나라이지만, 그보다 더 인상적인 특징은 사회 구성의 복잡성과 다양성입니다. 전체 인구는 약 965만 명이며, 이 가운데 유대인이 73.6%, 아랍인이 21.1%, 기타 소수 집단이 5.3%를 차지합니다. 출신국과 문화적 배경이 다른 이민자들이 공존하며,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70개국 이상에서 온 이민자들이 히브리어 외에도 아랍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암하릿어 등 다양한 언어를 사용합니다.
종교 구성은 유대교가 73.9%로 다수를 이루고 있지만, 이슬람교 18.1%, 기독교 1.9%, 드루즈교 1.6%를 포함한 다양한 종교가 공존합니다. 각 종교는 사회 구성원들의 정치 성향, 교육 참여, 복지 수요 등에 영향을 주며, 정책 설계 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인구 구성은 시민권 유무에서도 구체적으로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동예루살렘에 거주하는 아랍계 주민들입니다. 이들은 역사적 병합 과정에서 시민권을 받지 못한 채 거주권만 보유한 상태로, 총선 투표권이 없고 여권 대신 이스라엘 당국이 발급한 ‘여행증명서’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는 정치적 권리와 사회적 지위에 있어 이중구조를 형성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교육 참여에 대한 격차도 눈에 뜁니다. 유대계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89.5%로 매우 높은 반면, 아랍계는 10.5%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격차는 노동시장 접근성과 소득 수준 차이로 이어지며, 이스라엘 사회 내 구조적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유대인의 나라, 그러나 다문화 민주주의?
이스라엘은 헌법상 ‘유대인의 국가’로 명시되어 있으며, 국가 상징과 입법 구조 등 곳곳에서 유대적 정체성이 강조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종교와 언어의 자유, 교육의 자율성 등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도 폭넓게 보장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용주는 직원의 종교적 배경을 고려해 해당 종교 명절에 맞는 유급 휴가를 제공해야 하며, 각 민족·종교 공동체는 자국 언어와 문화를 반영한 공교육 커리큘럼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히브리어 외에도 아랍어,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교육기관이 존재하며, 이는 제도 통합보다는 병렬적 자치에 가까운 형태로 운영됩니다.
이러한 구조는 이스라엘 사회를 ‘다문화 국가’로 규정할 수 있게 하며, 외국 기업이나 기관이 이스라엘에서 사업이나 협업을 추진할 경우, 법률·노무·문화적 배경에 대한 이해와 조정 역량이 매우 중요합니다. 제도는 통합을 지향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다수의 공동체가 공존하며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젊은 국가 이스라엘: 이스라엘의 역동성
이스라엘은 인구 통계상으로도 독특한 국가입니다. 중위연령은 30세로 매우 젊은 편이며, 합계출산율은 3.0명으로 OECD 평균보다 두 배 가까이 높습니다. 유대인과 아랍계 모두 높은 출산율을 유지하고 있고, 이는 노동력 공급과 소비시장 확대 측면에서 이스라엘의 역동성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출산 외에도 이민 유입은 이스라엘 인구 성장을 견인하는 또 다른 핵심 동력입니다. 특히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동유럽 출신 이민자의 유입이 급증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시민권을 취득하거나 정착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이러한 급속한 인구 유입은 사회·문화적 구성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에 따른 수용 및 통합 정책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한편, 기대수명 또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남성은 평균 80.5세, 여성은 84.6세로, 출산율과 기대수명이 모두 높은 국가는 세계적으로 드뭅니다. 그러나 아랍계 남성의 기대수명은 76.3세에 머물고 있어, 인구 내 건강 격차 해소를 위한 맞춤형 보건 정책이 요구됩니다.
이스라엘은 상대적으로 젊은 국가이지만, 인구 고령화에 따른 과제도 함께 안고 있습니다. 노인의 건강관리, 의료 서비스, 주거 안정, 복지 혜택, 고령층 일자리 창출 등은 이미 정부의 주요 정책 아젠다로 다루어지고 있으며, 향후 이민자 고령화와 함께 이슈의 복잡성은 더해질 전망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나의 국민국가임과 동시에 다양한 정체성들이 병존하는 사회입니다. 이브라이츠는 이러한 다층적 구조를 이해하고, 한국의 공공·연구기관, 언론,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현장의 인사이트를 담은 자료 분석과 정책 해설을 제공합니다. 단순한 수치나 번역을 넘어, 제도적 의미와 맥락을 깊이 있게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